이 프로젝트는 한 번에 정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포근한 꿈 세계에서 태어난 귀여운 생명체를 수집하고 키우는 모바일 로그라이트 RPG였다. 작업명은 꿈 생명체 로그라이트였다.
그 뒤 방향이 바뀌었다. 지금은 굴밑마을 생존조합이라는 2.5D 생존 로그라이트로 정리하고 있다.
처음 방향: 꿈 생명체 로그라이트
초기 방향은 귀여운 수집형 RPG였다.
꿈알 부화
→ 3마리 파티 편성
→ 꿈 던전 입장
→ 자동전투와 이벤트 진행
→ 보상 3택으로 이번 런 빌드 구성
→ 영구 성장 재료 획득
→ HP / ATK / DEF / SPD 훈련
→ 진화
→ PvP로 성장 확인
겉으로는 귀엽고 가볍게 들어오지만, 깊이는 팀 조합, 스탯 훈련, 상태효과, 던전 보상 선택에서 만들려고 했다. 포근몽, 장난몽, 악몽몽 같은 계열도 잡았다.
이 방향의 장점은 명확했다. 모바일 수집형 게임으로 이해하기 쉽고, 캐릭터 확장도 자연스럽다.
문제는 익숙하다는 점이었다. 수집, 육성, 자동전투, PvP는 구조가 잘 잡히지만, 내 게임만의 감정이 약할 수 있었다.
바뀐 방향: 굴밑마을 생존조합
최근 방향은 훨씬 어둡다. 차별받는 작은 동물 노동자들을 위험한 하청 의뢰에 보내고, 30일 동안 숙소를 유지하는 모바일 생존 로그라이트다.
플레이어는 빈민가의 작은 작업반 관리자다. 직접 싸우지 않고, 노동자를 고용하고, 상태를 보고, 의뢰를 고르고, 현장에서 위험 선택을 지시한다.
핵심 루프는 이렇다.
하루 시작
→ 의뢰 3개 제시
→ 의뢰 1개 선택
→ 작업반 3명 편성
→ 장비/식량/약품 배분
→ 노드 맵 진입
→ 전투/사건/휴식/채집/목표 노드 진행
→ 계속 진행 또는 안전 철수
→ 의뢰 완수/철수/전멸
→ 보상과 손실 정산
→ 식비/치료/수리/숙소비 처리
→ 다음 날
여기서 중요한 감정은 승리가 아니라 살아 돌아온 안도감이다.
왜 이쪽이 더 나았나
꿈 생명체 방향은 귀엽고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익숙한 모바일 RPG가 될 위험이 있었다.
굴밑마을 방향은 더 불편하지만, 선택이 더 선명하다.
- 다친 노동자를 쉬게 하면 수입이 줄어든다.
- 위험 의뢰를 받으면 숙소비를 낼 수 있지만 사망 위험이 생긴다.
- 철수하면 살지만 보상이 줄어든다.
- 약한 노동자를 키우려면 현장에 보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죽을 수 있다.
이런 딜레마가 있으면 자동전투라도 플레이어의 판단이 남는다.
첫 프로토타입 범위
처음부터 30일 캠페인을 만들면 너무 크다. 그래서 첫 playable prototype은 3일 생존 캠페인으로 줄였다.
검증할 질문은 이것이다.
- 의뢰를 고르는 순간 고민이 생기는가
- 작업반 3명을 편성할 때 캐릭터 상태를 보게 되는가
- 현장에서 전진과 철수 사이의 긴장이 생기는가
- 사망이나 부상이 억울한 랜덤이 아니라 내 선택의 결과로 느껴지는가
- 정산 화면에서 다음 날을 고민하게 되는가
콘텐츠 양보다 감정 루프 검증이 먼저다.
남긴 기준
이 프로젝트에서 배운 기준은 단순하다.
귀여운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게임의 감정이 자동으로 생기지 않는다. 캐릭터를 잃을 수 있고, 그 손실이 내 선택과 연결될 때 애착이 생긴다.
다음 단계는 3일짜리 프로토타입을 실제로 만드는 것이다.